2017. 1. 21. 06:28 책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2017년 1월 ~ 2017년 1월 18일 (수)
박완서 지음
현대문학
한번 접하게된 작가로부터 감동을 받았다면,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 또 찾아보는 어린애같은 습성이 있다. 박작가님의 글은 전에도 적었듯이, 아주머니 (연배로는 나한테 할머니는 아니지만, 어머니보다는 어른이신)로 부터 옛날 이야기를 천천히 듣는 듯이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작가님의 글이다. 이미 기고되었거나 발표된 짧은 글들을 엮어서 낸 책이었고, 이전 시대에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가 1970년대의 그런 글들의 묶음책이었다고 하면 이책은 2000년대의 기고된 글들의 묶음책이다. 오랜 도시생활에서 자녀들을 다 출가시킨 후에, 마당이 딸린 집으로 이사를 한 내용도 있는 것으로 작가의 자연회귀에 대한, 고향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나도 전에는 도시화된, 현대적인 도시문명을 동경하였으나, 이제는 자연스럽게 자연친화적인 환경과 그런 삶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바쁘게 강요되는 도시 생활에서 모든 사람들은 예전 자신들의 조상과 이미 자신의 몸에 코딩된 자연속에서의 삶을 동경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가 싶다. 따지고 보면 인류의 역사를 200만년이라고 하면, 그중의 199만년정도를 자연속에서 살아왔는데, 새롭게 강요되는 삶은 인위적으로 정해진 시간과 제도속에서 살아가야 하니, 얼마나 어렵겠는가? 작가가 이런 생각을 책에 적은 것은 아니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엉뚱하게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무튼,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그리고 허겁지겁 먹는 피자같은 음식이 아닌, 추운 겨울날 아침에 일어나서 누릉밥에 잘 익은 김장김치를 얹어 먹는 듯한 마음이 맑아지는 그런 느낌을 주는 작가님의 글을 또 구해서 읽고 싶다.
세상에 아쉽지 않은 것이 어디 있고, 또한 무상한 것이 어디있겠느냐만, 이제는 자연의 순리에 대해서 하나씩 눈을 떠가는 내 자신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감.사.합.니.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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