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17. 23:26 책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
2013년 4월 ~ 2013년 8월 17일 (토) 8:30 am
공지영 지음
김영사
공지영 작가님의 책을 구해놓고는 서로가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읽게 된 책이다. 고 박완서 작가님의 책의 경우에는 한번 발을 담근 이후에는 책이 구해질 때 마다 바로 바로 손이 가는데, 공작가님의 책이 그동안 읽어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한 기억이 없다. 여튼 공작가의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책 중간 중간에 작가의 솔직한, 아주 솔직 담백한 고백이 있어서 고마움을 느끼게 한 책이었다.
아마도 오랜 냉담자 생활 (천주교 (구교)에서는 한동안 교회 (성당)에 발을 끊는 것)후에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된 작가의 벅찬 신앙고백과도 같은 책이라 생각될 수도 있는데, 인생을 살아내는 한 사람의 솔직한 인생의 고달픔과 고난을 공유하는 그런 책이라, 읽는 나에게는 다시 한번 인생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주는 그런 책이었다.
책에서 공감이 갔던 부분은
'아들이 엄마. 하고 불렀을 때 나는 어떻게 대답했던가. 나는 그랬다. 왜? 왜 자꾸 부르니? 엄마 바쁜 거 안보이니? 다 큰게 왜 만날 엄마 엄마 하고 난리니?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지만나는 또 그렇게도 말하고 싶었다. 왜 니들은 저절로 크지 않는 거니. 이 엄마는 외할머니가 아무것도 안해줘도 저절로 알아서 뭐든 잘 하고 큰 것 같은 기억뿐인데. 니들은 내가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알아서 공부 좀 잘하고 알아서 뭐든지 해결하고 그럴 수는 없니? 다른 짐승들은 낳아만 놓으면 혼자 헤험도 치고 혼자 알아서 뛰기도 하는데 인간을 키운다는 일이 이렇게 힘이 들 줄 정말 몰랐다. 니들땜에 아까운 엄마의 청춘이 시들어 가는구나... 정말 죽겠다. 죽겠어.'
아이를 키우는 부모 (꼭 엄마가 아니더라도)면 이런 마음이 들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이 인지상정인 것이라는 것.... 그게 꼭 나쁜 것은 아니고, 다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각자 부모면 부모, 아이면 아이의 평화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된다는 것이 나의 사랑의 방법이라 생각한다.
작가가 이 책에 적었듯이 어떤 때는 무조건적인 사랑, 어떤 때는 절제된 사랑을 보여주어야 된다는 것을 이제야 이해가 된다. 늘 베푸는 사랑이 심적으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거기에 적절한 조화와 서로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여튼, 이 책 괜찮은 책이다. 이런 생각도 들게 해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