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 2018년 1월 4일 (목)

미야타 히로시 지음

정인식 옮김

제이펍 출판


글쎄, 뭐랄까? 일본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여기고 이를 묵묵히 수행해나가는 수도자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모든 일본인들이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맞닿뜨리게 되는 일본인들중에는 깜짝 깜짝 놀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동안 읽었던 일본 작가들의 책들 (요네하라 마리 - '미식견문록', '문화 편력기', 사이토 다카시 -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독서력', '공부의 힘'...등등)중에 보면 작가의 역량이 상상을 초월하는 경우가 있었다. 인문학 분야뿐만 아니라, 기술 엔지니어링 서적에서도 그런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진짜 전문가의 서적을 만나는 경우에는 읽는 내내, '와~', '그렇군'을 연발하면서 읽어나가게 된다. 한국 기술 서적으로는 강명훈 저자님의 '빅테이터 분석으로 살펴본 IDS와 보안관계의 완성'을 들 수 있겠다. 내가 모든 기술서적을 섭력하는 것이 아니어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꼽은 책들이다. 그러나 이들 책들은 저자의 시스템과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상당히 훌륭하게 출판된 책들임을 보증한다.)


이 책은 서두에 밝혀두었듯이,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지 않으면 이렇게 쓰기어려울 정도로 네트워크에 대한 저작의 깊은 이해와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 책을 읽는 동안 느껴지게 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전에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나왔던 남자 조연(?)의 대사와 같이.... 일본 사회를 지탱하는 한 정신적 지지대같기도한 대사가 떠올랐다.


'도시 사람들은 우리 고향 코모리랑 말하는게 달라. 사투리 같은 거 말고. 자신이 몸으로 직접 체험해서 그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하며 배운 것, 자신이 진짜 말할 수 있는 건 그런 거잖아. 그런 걸 많이 가진 사람을 존경하고 믿어.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주제에 뭐든 아는 척하고 남이 만든 걸 훔치기만 하는 놈일수록 잘난척해. 천박한 인간들이 하는 멍청한 말들을 듣는데 질렸어. 난 말야 남이 자길 서서히 죽이는 걸 알면서도 내버려두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진 않았어. 코모리를 나가서 처음으로 고향 사람들을 존경하게 됐어. 우리 부모님도 그렇고, 참말을 할 수 있는 삶을 사셨구나 하고'

출처: http://yelloworange.tistory.com/entry/영화-리틀-포레스트-여름과-가을?category=155628 [Yellow Orange]

'도시 사람들은 우리 고향 코모리랑 말하는게 달라. 사투리 같은 거 말고. 자신이 몸으로 직접 체험해서 그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하며 배운 것, 자신이 진짜 말할 수 있는 건 그런 거잖아. 그런 걸 많이 가진 사람을 존경하고 믿어.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주제에 뭐든 아는 척하고 남이 만든 걸 훔치기만 하는 놈일수록 잘난척해. 천박한 인간들이 하는 멍청한 말들을 듣는데 질렸어. 난 말야 남이 자길 서서히 죽이는 걸 알면서도 내버려두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진 않았어. 코모리를 나가서 처음으로 고향 사람들을 존경하게 됐어. 우리 부모님도 그렇고, 참말을 할 수 있는 삶을 사셨구나 하고'


그동안의 일부 기술 서적들이 외국 저자의 책을 번역해서 출판하는 경우에 특히나 역자의 충분한 경험과 지식이 없는 경우에 위의 대사처럼 수박 겉핥는 내용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수박은 그 두꺼운 껍질을 잘라서 그 안의 색깔도 맛도 전혀 다른 과일을 먹는 것인데, 자르지도 않은 수박의 겉만 핥아먹어보고는 그 맛을 다른 사람들한테 전했다고 생각해보니 아주 우습게 보이지 않는가? 이 책의 역자의 경험과 지식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지만, 이 책은 저자의 네트워크의 높은 이해와 경험을 독자에게 전달하는데 무리없이 전달해 주셨다.


세상을 살아보니, 세상의 정의나 올바름을 세우고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조금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열역학 제 2법칙 (시스템내에서 총 엔트로피(무질서도)의 변화는 항상 증가하거나 일정하며 절대로 감소하지 않는다. )을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정의나 올바름을 흩어지지않게 지켜나가는 것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지 알아가게 된다.


이야기가 옆으로 샜지만, 네트워크 시스템이나 서버사이트 구축이나, 일반적인 시스템 통합 (전산 시스템 구축)에는 설계에 높은 이해와 경험을 가진 분이 참여해서 잘 디자인하고 이를 잘 유지 보수 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구축후 유지 보수에 무질서도가 증가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구축후, 이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이 책은 네트워크 관계자 모두에게 좋은 책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추신, 삶에 대한 높은 견지를 가진 작가분들의 국내 인문학 관련 도서에서는 박웅현 '여덟단어', 열반하신 법정스님 '무소유'등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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