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넘어서 알게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거에요. 잘못 생각했던 거죠. 친구를 훨씬 덜 만났으면 내 인생이 더 풍요로웠을 것 같아요. 쓸데 없는 술자리에 너무 시간을 많이 낭비했어요. 맞출수 없는 변덕스럽고 복잡한 여러 친구들의 성향과 어떤 남다른 성격, 이런 걸 맞춰주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이나 읽을 걸. 잠을 자거나 음악이나 들을 걸. 그냥 거리를 걷던가. 결국 모든 친구들과 다 헤어지게 되요. 이십대에 젊을 때에는 그 친구들과 영원히 같이 갈 것 같고 그 친구들과 앞으로도 많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서 내가 손해보는 게 있어도 맞춰주고 그렇잖아요. 다 헛되요.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기울이고 영혼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고 이런게 더 중요한 거에요. 모든 도시를 다 가보고 모든 음식을 다 먹어보고 그래도 영혼을 구하지 못하면 인간은 불행해요. 밤새 술먹고 그런거 안했어야 하는데.
그때에는 친구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 공허한 술자리에 술먹고 밤새고 동아리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하고. 동아리는 내가 고민하지 않아도 잘만 굴러가요. 지금도 잘만 있더라고요. 그때에는 당시에 대단한 고민이라도 하는 것처럼요 앞으로 동아리는 아떻게 될까를 논의하고 그랬어요. 어릴때의 친구들은 더 배려도 없고, 불안정하고 인격이 완전하게 형성되기 이전에 만났기 때문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막 대하고 함부로 대하는 면이 있어요. 가깝기 때문에 좀 더 강압적이고 폭력적일 수도 있죠.'
사실 작가들의 이런 속내를 드러내는 것에 나는 상당히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고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속의 의도하셨던 아니면 의도하시지 않으셨던간에 소설의 주인공에 자신의 생각이 반영이 되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김영하 작가님의 이런 산문집에서의 본인의 생각을 이렇게 당당히 드러낼 수 있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이 든다.
(오랜 농경사회 생활로 인한 고착화된 지역및 인간관계에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안 볼 수 없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먼나라 이웃나라에 의하면 일본 같은 경우에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고 하지 않는가? 유목민족의 경우와 비교 분석한 글이 있으면 좋으련만... 혹시 누가 아시는 분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김영하 작가님이 알쓸신잡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이후에 작가님의 이전 산문이나 생각에 대해서 블로그나 다른 여타 매체를 통해서 전해지게 되어, 몇년 전에 출간한 산문집의 친구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접하게 되었다.
유행가 가사의 내용이 딱 내 경우에 해당되는 경험들을 해 보았을 것이다.
세상 일들이 참으로 어떤 때에는 마치 그런 식으로 구성을 하려고 해도 하기 힘들정도로 순차적으로 나열되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친구에 대한 생각이 몇년 전부터 구성된, 짜여진 구조에 맞아 작가의 친구에 대한 생각에 공감을 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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