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12. 10:07 일상 생활

탈 인간의 기회?



창피할 따름이었다.


커피를 마시러 커피숍에 갔는데, 그 곳은 경치가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고, 이곳은 무료 주차장이 있지만, 한번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하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지 모르는 그런 곳인데, 글쎄, 내가 도착하자 마자 차가 막 나오는 것이었다. 이런 행운이... 그랬는데, 저쪽에서 또 한대의 차가 나오는 것이었다. 와우~ 오늘은 평일이어서 주차장이 여유가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아무 생각없이 먼저 나온 차의 자리에 주차를 하려고 하는데, 저쪽에서 나오던 차가 내가 주차하려는 곳에 와서 서는 것이었다. 왜 여기와서 서나? 했다. 그리고는 나에게 창문을 내리고 여기에 주차할 거냐고 물어왔다. 나는 그렇다.라고 했더니, 약간 당황스런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지나쳐 갔다. 그리고 나서야

아! 저 차가 여기에 먼저 와서 주차할 곳을 찾던 차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를 하고 난 후에도 부끄러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저쪽에 그 차가 여전히 서있었다. 그래서 이제서야 생각이 들었다고 하면서 내가 차를 뺄테니, 그 자리에 주차하라고 하려고 하는데, 앞쪽에 서있던 픽업트럭 운전자가 그 차에 손짓을 하며, 금방 차를 뺄테니, 조금만 기다리라는 손짓을 하였다. 완전히 더블샷으로 창피한 순간이었다. 저 차가 먼저 와서 주차할 곳을 찾는다는 생각도 늦게 들었고 (어쩌면 무의식중에, 내 욕심에, 그 생각이 안 들도록 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소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놓쳤고, 여러모로 이중으로 창피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지나간 순간이고,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일인 것을.... 머리속에 잘 기억해 놓았다가 앞으로 이런 창피한 순간이 없도록 해서, 혹시 앞으로도 살아갈 날이 남았고, 그 날중에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부디 아름답게 대처할 수 있도록 되면 좋겠다. 그러면 잡내를 풍기는 그런 인간에서 그나마 조금 아름다운 면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갖는다.

순간을 놓치면 소명할 기회도, 아름다워질 수도, 부처나 예수처럼 훌륭한 행위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수나 부처는 끊임없이 그런 욕심이나 이기적인 생각에서 자신의 욕심 (어쩌면 본능에 가까운)대로 행동하지 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내는 수련으로 일생을 보낸 분들일텐데, 그런 높다란 이상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그 정도의 배려는 생각해줄 수 있는 인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아름다운 가을 하늘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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